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 전체
  • 일반뉴스
  • 오피니언
  • 메타TV
인터뷰

"십시일반 모은 한국 신장 데이터…해외선 정부가 주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신장 환자 데이터를 십시일반 모았습니다. 이제 정부가 나설 차례입니다."국내 콩팥병 현황에 비상등이 켜졌다. 말기콩팥병 환자는 10년 간 두 배 늘었고,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콩팥병 증가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관련 학회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학회가 그나마 손을 쓴 덕택에 이만큼의 지표라도 건졌다는 게 옳은 표현인지 모른다.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선 정부 주도로 콩팥병 등록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신장학회 회원들의 '무료봉사'에 힘입어 전국 규모의 전수 조사 자료를 수집, 분석, 발표하는 체계를 갖췄기 때문이다.최근 대한신장학회가 첫 발간한 '말기콩팥병 팩트시트 2024'에서 심상찮은 조짐들이 발견된 것도 학회의 방관 탓이 아닌, 적극적인 데이터 수집의 결과라는 게 학회 측의 판단.학회가 나서 변화하는 우리나라 환자의 특성을 추적, 파악하는 체계를 갖춘 만큼, 자료를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의료정책의 수립과 적용에 정부도 나서달라는 주문이다.대한신장학회 등록위원회 김용균 이사(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장내과)를 만나 첫 팩트시트 발간의 의미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국내 말기콩팥병 폭발적 증가세…"학회 수수방관은 오해"이번에 발표된 팩트시트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의 자료를 담고 있다.말기콩팥병 환자의 발병률은 전체 환자에서 2010년 9335명에서 2022년에는 1만 8598명으로 12년간 두 배 증가했고, 유병률은 2010년 5만 8860명에서 2022년에는 13만 4826명으로 12년간 2.3배 증가했다. 특히 당뇨로 인한 말기콩팥병 증가 속도는 전 세계 1위라는 점은 우려를 키우는 대목.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콩팥병 환자 등록사업 KORDS을 진행하고 있는 신장학회는 해외 현황 및 사회적 비용 절감을 근거로 KORDS의 법제화를 목표로 내세웠다.김용균 이사는 "국내 말기콩팥병 현황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며 "환자를 보는 임상의 입장에서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환자가 늘어났다고 느끼는데 정작 대중들은 이에 대해 큰 경각심이 없다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그는 "이번 팩트시트에서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지표는 유병률과 발병률"이라며 "1986년부터 2009년까지는 발병률 그래프의 기울기가 완만한 편이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린다"고 설명했다.그는 "유병률 역시 1986년부터 2009년까지 완만하지만 2010년부터 굉장히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린다"며 "발병 사례가 많아지고 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도 늘어났지만 사망률이 줄어들면서 환자가 계속 누적돼 유병률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환자가 특정 질환에서 급증하면 원인 파악이 우선시 된다. 불합리한 급여 체계나 부적절한 진단 시스템, 식습관의 변화, 인구 변화 등과 같은 구조적인 변수가 급진적인 변화를 만들기 때문이다.김용균 이사는 학회의 대응이 부실했던 것이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김용균 이사는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에 학회가 진료지침이든, 보험 체계의 변화 주문이든 다양한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시선이 있다"며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국내 말기콩팥병 환자는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말기콩팥병에 이른 원인으로는 당뇨병이 48%로 가장 많고 이어 고혈압이 21%를 차지한다"며 "문제는 당뇨병성 콩팥병을 해결할 수 있는 약제가 별로 없고, 국내에서 당뇨 환자가 늘고 있어 이로 인한 콩팥병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실제로 말기콩팥병 환자의 평균 나이는 2014년 57세에서 2022년 66세로 꾸준히 증가했고, 말기콩팥병 사망률은 크게 줄어 2010년 1000명당 연간 사망 환자 수는 62명에서 2020년 47명으로 감소했다.말기콩팥병이 당뇨병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는 만큼 당뇨병 유병률의 해결이 콩팥병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는 것. 학회 입장에선 일부분 억울하다는 반응이 과하지 않다.김용균 이사는 "학회에서 당뇨병성 콩팥병 진료지침을 처음으로 만든 것도 이상조짐을 보이는 환자를 초기에 신장 전문가에게 협진 의뢰해 관리하자는 의도였다"며 "다행히 SGLT-2억제제나 피네레논과 같은 신장 신약이 최근 상용화되면서 관리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회원들의 피·땀·눈물로 만든 데이터…이제 정부 나서달라"학회가 팩트시트 발간을 통해 세운 목표는 두 가지. 국민들의 경각심 환기 및 정부의 참여 촉구다.말기콩팥병은 환자와 가족에게 큰 고통일뿐 아니라 사회 및 국가에도 많은 부담을 지운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으로 신기능 악화를 최소화하면 투병, 신대체요법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김용균 이사는 "대한신장학회 등록위원회는 매년 우리나라 말기콩팥병 환자를 전수 조사해 혈액투석, 복막투석 및 신장이식 현황을 분석 발표하는 등록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헌신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전국 규모의 전수조사 자료를 수집, 분석, 발표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그는 "2020년에는 등록사업의 영문 이름을 Korean Renal Dialysis System(KORDS)로 명명하고 미국말기콩팥병 등록사업(USRDS)과 연계해 글로벌 통계 체계를 갖췄다"며 "등록사업 연례보고서를 국민들 시선에서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쉽고 직관적이며 시각적으로 만든 것이 이번 팩트시트"라고 설명했다.김용균 이사는 말기콩팥병 환자는 10년 간 두 배 늘었다는 점을 지적, 정부의 환자 등록사업 법제화의 당위성을 설명했다.그는 "전국 회원 병원에 전화를 해 데이터 입력을 독려해 왔고, 회원들의 헌신에 힘입어 입력 참여율은 70% 정도 된다"며 "데이터 입력 시간이 하루종일 걸린다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넣어야 하는 지표가 많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실제로 환자 한 명당 입력해야 하는 정보는 ▲나이 ▲성별 ▲투석 시작 시간 ▲원인 질환 ▲투석방법 ▲투석 혈관 통로 ▲검사결과지 ▲혈압 ▲혈당 ▲사망 여부 ▲전원 여부 ▲호르몬 조혈제 사용량까지 수십 개에 달한다.회원들이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 무료봉사를 하고 있는 셈. 17명의 등록위원회 위원들 역시 무급 봉사했다. 3명의 사무직 직원까지 참여,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료 검증부터 디자인까지 1년의 시간을 준비해 팩트시트를 완성했다.김용균 이사는 "학회 입장에선 할 만큼 했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며 "현재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말기콩팥병 현황을 볼 때 이제는 환자 관리에 정부가 나설 차례"라고 주문했다.그는 "미국은 정부가 USRDS 시스템으로 환자를 관리하고 홍콩도 등록을 해야만 투석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쓴다"며 "등록 시 환자의 기본 데이터랑 검사 데이터, 환자 상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입력하게 해 환자를 추적, 관찰한다"고 밝혔다.국내에선 신장학회 회원들이 십시일반 데이터를 입력하고 이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참여에 그친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환자 추적 관리에 나선다면 치료와 합병증 관리 보다는 투석만 고집하는 일부 요양병원의 행태 개선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김 이사는 "신장 검사 결과를 보고 이를 해석해서 적절하게 처방을 하고 관리하면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실제로 신장 전문의가 있는 기관의 투석 환자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콩팥병 환자를 방치해서 중증에 이르게 되면 결국 투석과 신대체요법, 신장이식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며 "학회 차원에서 KORDS 등록사업의 법제화에 팔을 걷은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밝혔다.그는 "지난해 학회가 국민 콩팥건강개선안 2033을 선포해 향후 10년간 예상 만성콩팥병 환자 10% 감소, 당뇨병콩팥병에 의한 말기콩팥병 환자 비율 10% 감소 등의 목표를 내세웠다"며 "이같은 목표 달성에 국가 차원의 만성콩팥병 예방 및 관리시스템 법제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제대로 된 자료 수집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는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한 계획 수립에 필수적"이라며 "학회가 KORDS 사업을 이끌어오며 사회적 관심 환기 및 환자 관리 계획 수립에 제 몫을 한 만큼 이제 정부가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2024-04-30 05:30:00학술

신장 전문의 협진제 탄력받나…"알부민뇨 정상 안심 못해"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최근 신장 전문의 협진에 대한 권고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새 연구에선 알부민뇨 수치가 정상 범위(30 mg/g 미만)인 사람들도 만성 신장 질환(CKD) 발생 위험을 등한시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알부민뇨 수치가 0에서 증가함에 따라 선형적으로 CKD 위험이 커져 15~30 mg/g 범위의 정상인도 누적 발생률이 약 20%에 달한 것.미국 보스턴 메디컬센터 신장학과 아시쉬 베르마 등 연구진이 진행한 정상 알부민뇨를 가진 사람들의 CKD 위험 연구 결과가 미국내과학회 저널에 2일 게재됐다(doi.org/10.7326/M23-2814).알부민과 같은 혈액 단백질은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지만 신장이 손상되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그에 비례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이 증가한다.하루에 30mg 미만의 알부민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은 정상 범주로, 30 이상부터 300 미만까지는 미세알부민뇨증으로 분류한다.대한신장학회는 당뇨병성 콩팥병 진료지침 제정을 통해 사구체여과율 60 이상이며 알부민뇨 30mg/g 미만에 해당하는 초기 경증을 제외하고는 모두 조기 협진 의뢰 대상자로 지목, 협진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대한신장학회는 당뇨병을 가진 고위험군의 경우 30 미만까지는 정상-경도로 판단하지만 30~299은 중등도로, 300 이상은 고도로 평가해 신장 전문가에 대한 협진 의뢰 대상자로 판단하고 있다.국제신장병가이드라인기구(KDIGO)이 2012년 권고한 신장전문의 협진 시기는 GFR 30 미만, 알부민뇨가 300 이상인 경우로 했지만 2022년 미국당뇨병협회(ADA)는 GFR이 30~45, 알부민뇨 30~300 이면 협진 의뢰할 것을 권고하는 등 신장 전문가에 대한 협진 기준이 확대되는 추세다.연구진은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20~70 mL/min/1.73 m2 및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이 30 mg/g 미만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정상 범위에서의 알부민뇨 변화가 향후 CKD 누적 발생률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코호트 분석에 착수했다.9.8년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총 1629명의 참가자 중 182명이 CKD를 경험했다.10년 조정 누적 발생률은 각각 0~5mg/g 미만일 때 8.7%, 5~15mg/g 미만일 때 11.5%, 15mg/g 이상에서 19.5%로 나타났다.알부민뇨 15mg/g 이상인 사람과 UACR 5~15mg/g 미만 및 0~5mg/g 미만인 사람을 비교했을 때 절대 위험 차이는 각각 7.9%, 10.7%로 나타났다.10년 조정 누적 발병률은 기준 알부민뇨 수준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해 정상 범주에 속하는 15~30 mg/g도 CKD 누적 발생률이 약 20%에 달한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것.연구진은 "알부민뇨가 30 mg/g 이상 상승할 때 CKD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기존의 권고는 임상의들을 오도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30 mg/g 미만의 고수준의 알부민뇨가 여전히 CKD 진행 및 그에 따른 CKD 환자의 신부전에 대한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신장학회 관계자는 "알부민뇨 등에서 이상조짐을 보일 때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초기 신장환자를 신장내과에 조기 협진 의뢰했을 때 예후가 개선된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04-05 05:30:00학술
인터뷰

"인구 열 명당 한 명은 만성콩팥병…치료 돌파구 시급"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2023년 질병관리청의 주간 건강과질병 리포트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8.5억명의 인구가 콩팥 질환을 앓고 있고 만성콩팥병(CKD) 유병률은 1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인구 열 명당 한명이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 투석 치료가 필요한 콩팥병 환자는 5~10백만명으로 추산되는데 더 큰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재정 문제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국내 투석 환자의 절반은 당뇨병에서 기인했기 때문에 당뇨병콩팥병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 부각돼 왔다. 지난해 대한신장학회가 당뇨병콩팥병에 대한 기초연구에서 더 나아가 임상연구를 위한 발판인 '당뇨병성콩팥병연구회'를 발족한 것도 그런 변화의 맥락을 보여주는 예.올해 대한신장학회가 KDIGO 2022 만성콩팥병 진료 지침을 보다 강화한 진료 지침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 당뇨병콩팥병 관리를 위한 실천적 제언을 내놓은 것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의 발로다.현재 만성콩팥병 치료의 현황 및 미충족수요는 무엇일까. 해외의료선진국과 치료 트렌드에서 차이가 있을까. 한상엽 당뇨병콩팥병 연구회 회장(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장내과)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무엇보다 지난해 신장학회에서 새로운 연구회로 당뇨병콩팥병연구회가 창립됐다는 점이 눈에 띄는 변화다. 당뇨병학회도 당뇨병성신증연구회를 통해 자체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당뇨병콩팥병에서의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한상엽 회장은 "투석 환자의 절반 정도가 당뇨병 환자이기 때문에 당뇨병 콩팥병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 부각돼 왔다"며 "그동안 학회 내에서 임상연구는 활발하게 연구되지 못하고 관심있는 분들이 주로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그는 "그렇기 때문에 학회 차원에서 임상연구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작년에 연구회를 결성됐다"며 "대한신장학회 내에서 당뇨병을 주로 연구하고 계시는 분들을 주축으로 KDKD(Korean Diabetic Kidney Disease)라는 코호트를 시작, 현재 환자 등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연구회 차원에서 세미나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 연 2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당뇨병콩팥병이라는 것 자체가 소규모 연구로는 밝혀지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국 단위의 대규모 연구로 결실을 맺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연구회 발족에는 환자들의 급속한 증가도 동력이 됐다. 미국신장환자등록시스템(United States Renal Data System, USRDS)의 2022년 연간 데이터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당뇨병콩팥병 환자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한 회장은 "구체적으로 리포트 자료를 연구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학회도 이를 보고 놀랐다"며 "USRDS 데이터에는 유독 동남아 국가들이 상위권에 들어가 있는데 경제적으로 급속히 발전한 나라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문제일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한상엽 당뇨병콩팥병 연구회 회장그는 "동남아권과 비교해봐도 우리나라가 고령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런 이유가 작용한 것이 아닐까 한다"며 "하지만 한국이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신부전 발생율 1위를 한 것에 대해서는 학회에 내에서 추가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연구 필요성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해외와 진단 기준이 같기 때문에 특별히 임상적으로 국내에서 유병률이 높을 이유는 없다는 것. 다만 국내 환자에서만 당뇨병콩팥병 관련 특징이 관찰된다.한 회장은 "유독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상당 수가 급성 신손상이 많이 온다는 것이 특이한 지점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코호트에서 밝히고자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유독 우리나라 환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어 이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외래를 보다 보면 많은 시간을 건강식품 복용 상담에 할애할 정도로 환자들이 기본적으로 혈당, 혈압, 체중관리를 해야 하는데 자꾸 무언가를 더 먹어서 건강관리를 하려고 한다"며 "건강기능식품이 다 신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장 전문의 입장에서는 복용 사실을 모르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어 항상 경계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말기신부전 진행 땐 사회적 비용 증가…"치료 돌파구 필요"말기신부전으로의 진행 시 신대체요법으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비용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선 초기부터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이와 관련 한 회장은 "조기에 진단을 내리고 약제를 썼을 때 신장 예후를 좋게 한다는 연구가 많이 나와있다"며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당뇨병콩팥병 진단기준이 알부민뇨인데 우리나라에서 실제 당뇨를 보는 많은 선생님들이 알부민뇨를 측정을 하지 않으시는 경우가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환자들이 대학병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가 개원가에서 관리를 받는다"며 "알부민뇨를 측정해서 알부민뇨가 나오면 표준치료를 해야 되고, 이는 진료 지침에서도 권고하는 내용으로 이런 부분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강조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치료 옵션으로는 신장보호 기능이 있는 혈압강하제(ARB, ACE억제제),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 등이 있지만 충분하진 않다"며 "특히 임상의로서 피네레논이라는 신약이 신장 보호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내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피네레논은 비스테로이드성 MRA로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과활성화를 억제해 염증·섬유화를 줄이고, 신장 손상을 예방한다. 임상에서 콩팥병 진행을 억제하고 심혈관계 위험도 저하를 입증해 2021년 미국 FDA 허가, 2022년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지난해 미국 당뇨병학회(ADA)가 피네레논을 당뇨병 치료 표준 지침에 포함시킨 데 이어 올해 ESC도 피네레논을 만성신장질환자의 주요 처방 옵션으로 제시하면서 국내 의료진들 사이에서 언제 처방이 가능한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한상엽 회장은 "피네레논은 약 효과가 불확실해서 우리나라에서 출시가 안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보험 문제 때문에 출시가 지연되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2021년부터 쓰였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생각하고 환자들에게 피네레논이 조만간 나올 거라고 본의 아닌 거짓말을 하게 된지가 벌써 1년이 넘었다"고 귀띔했다.그는 "그만큼 빨리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길 바라는 것은 환자뿐만이 아니라 의료진도 마찬가지"라며 "연구회 차원에서 말씀드리자면 신약 출시가 늦어지면 환자 예후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신약을 둘러싼 각종 임상 연구도 차질을 빚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많은 약제가 전세계 출시되고 우리나라에 마지막으로 출시되는 주요 문제가 '약가 후려치기' 관습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 일정 경제력을 갖춘 국가에서 낮은 약가를 받으면 이는 다른 국가와의 약가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약사 입장에선 한국의 진출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한 회장은 "약가만을 최우선 순위로 두면 신약이 늦게 들어와 환자의 예후 개선은 후순위로 밀려난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임상연구를 지원하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게 되고 이는 신장약의 최적 조합 및 한국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성분은 무엇인지 밝히는 임상연구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그는 "돈의 관점에서만 접근하다 보니까 장기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며 "또한 당장 약가를 낮추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은 약의 사용은 물론 임상 연구에도 제약이 많다"고 보건당국의 변화를 주문했다.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경우에도 약가를 이유로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이라는 것. 약가를 낮추는 것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보는 인식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은 진행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한 회장은 "글로벌 임상에는 한국인은 소수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소규모 환자가 등록된 걸 가지고 전체 환자에게 일반화할 수는 없다"며 "이미 해외에선 어떤 치료제들을 병용해야 최적의 효과를 내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이를 통해 환자 예후를 개선한다면 보다 많은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2023-12-21 05:30:00학술

고혈압환자 콩팥기능 조금만 떨어져도 심질환 2배 증가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eGFR이 90 미만인 경미한 신장 장애 고혈압 환자도 정상인 대비 주요 심혈관 사건 및 사망율이 높게 나온다는 코호트 결과가 나왔다.신장 기능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에서 초기 적극적인 치료 개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는 가운데 고혈압 환자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나왔다.추정사구체여과율(eGFR)이 90 ml/min/1.73 ㎡ 미만인 경미한 신장 장애라도 eGFR이 90을 초과하는 정상인 대비 주요 심혈관 사건 및 사망율이 높게 나온 것.고혈압 역시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콩팥 사구체를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 인자인 만큼 이상 징후가 발견될 즉시 신장 전문의를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3일 대한고혈압학회는 콘래드호텔에서 추계국제학술대회(HYPERTENSION SEOUL 2023)를 개최하고 고혈압 환자에서 eGFR 범위에 따른 장기적인 예후 변화 코호트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콩팥병 기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는 사구체신염부터 흡연, 음주, 약물, 고혈압 등이 있지만 당뇨병은 말기콩팥병의 주요 원인 질환으로 수십여 년 전부터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올해 대한신장학회가 당뇨병콩팥병 진료지침을 제정해 알부민뇨 30 mg/g 이상 또는 eGFR 60 mL/min/1.73 ㎡ 미만인 모든 환자를 신장전문의에게 조기에 협진 의뢰 권고한 것은 경증이라도 조기 진단과 치료 개입이 예후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고혈압 역시 심혈관계는 물론 콩팥 사구체에 주요 위험인지라는 점에서 연구진은 고혈압 환자에서 초기 경미한 신장 장애가 향후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에 착수했다.이희진 서울의대 연구원이희진 서울의대 연구원은 신장 기능이 초기부터 중간 정도 저하된 고혈압 환자의 eGFR 범위에 따라 심혈관 관련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고혈압코호트(KHC)를 활용했다.참가자는 eGFR을 기준으로 ▲90.0 ml/min/1.73 ㎡ 이상(n=1252) ▲80.0~89.9 ml/min/1.73 ㎡(n=1380) ▲60.0~79.9 ml/min/1.73 ㎡(n=1299) 세 가지로 분류했고 CKD 3기 초과 등 기준을 제외하고 1만 1043명 중에 3931명을 대상자로 포함시켰다.이희진 연구원은 "1차 연구종말점으로 주요 심혈관 이상반응(MACE)과 복합적인 심부전, 심근경색, 말초동맥질환, 허혈성 뇌졸중, 출혈성 뇌졸중을, 2차 종말점으로는 모든 원인 사망, 말기신장질환(ESRD)을 설정했다"며 "분석 결과 eGFR 구분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예후가 크게 달라졌다"고 밝혔다.MACE는 세 그룹이 초기 6개월까지는 비슷한 발생률을 보이지만 eGFR 80 미만 그룹이 1년째부터 위험도가 크게 상승하고 이는 MACE로 인한 사망 및 모든 원인 사망에도 비슷한 위험 상승이라는 영향을 끼쳤다.eGFR 90 이상을 기준으로 놓았을 때 eGFR 80~89.9의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HR)은 68% 증가하고, eGFR 60~79에서는 270% 증가한다.이 연구원은 "eGFR이 90 ml/min/1.73㎡ 미만인 경미한 신장 장애라도 eGFR 90 이상의 정상적인 신장 기능을 가진 개인에 비해 MACE 또는 사망율이 높았다"며 "특히 eGFR 범위 60~79의 고혈압 환자는 정상 신기능 환자에 비해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2배 이상 높았다"고 지적했다.이어 "다만 항고혈압제 증량 단계에서 일시적인 eGFR의 감소는 장기적인 심혈관 사건 위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기존의 정상 역치 내에서 신장 기능이 약간 감소한 고혈압 환자라고 해도 심혈관 위험은 상당히 증폭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이러한 발견은 고혈압 환자를 관리할 때 심혈관 및 신장 관점을 모두 고려해 통합된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이번 분석은 한국 고혈압 코호트에서 나온 것이므로 연구 결과를 다른 인종 또는 인구통계학적 그룹에 일반화하는 데 잠재적으로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3-11-04 05:30:00학술

"당뇨병성신증, 신장전문의 조기 개입 근거 충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국내 성인 당뇨병 환자가 600만명에 달하면서 당뇨병 대란 경고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당초 2050년에나 도달할 것으로 여겨졌던 전망치에서 30년이나 시계가 앞당겨진 것. 불등에 불이 떨어진 건 비단 당뇨병학회뿐만이 아니다.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당뇨병성신증(당뇨병성 콩팥병)이 증가하면서 신장내과 역시 당뇨병 환자 급증에 따른 직접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 될수록 미세 혈관들의 손상도가 올라가고 덩달아 신장에서 혈액 여과를 담당하고 있는 사구체가 손상돼 단백뇨의 발생 및 결국 신장 기능이 망가지는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초래하는 것.유미연 교수는 신장전문의 개입의 혜택을 살핀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어 조기 협진에 대한 인식도가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만성신장질환자(ESKD)의 절반은 당뇨로 인해 발병한다는 점에서 당뇨병 환자의 급증은 곧 신장질환자의 증가를 초래하기 때문이다.대한신장학회도 팔을 걷고 나섰다. 당뇨병성 콩팥병 진료지침 제정을 통해 사구체여과율 60 이상이며 알부민뇨 30mg/g 미만에 해당하는 초기 경증을 제외하고는 모두 조기 협진 의뢰 대상자로 지목, 협진을 대폭 강화했다.신장내과 전문의들의 적극 개입 및 역할이 강화된 셈이지만 협진 의뢰 당사자인 타과의 협조없이는 공회전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숙제도 떠앉았다. 타과를 설득할 만한 학술적 근거는 무엇일까. 지침 제정 이후 임상 현장의 변화는 어떨까. 대한신장학회 유미연 진료지침위원회 위원(한양대구리병원 신장내과 교수)에게 이야기를 들었다.조기 협진이 이뤄지려면 이에 대한 공감대 마련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를 뒷받침할 만한 학술적 근거 제시가 선행돼야 한다. 신장에서의 '이상 신호'를 보인 환자를 신장내과에 조기 협진 의뢰했을 경우 예후가 과연 좋아지는 것일까.유 위원은 "조기 협진을 해야 환자의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보편화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일부 연구이기는 하지만 그런 근거들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신장전문의와 내분비 전문의가 함께 보는 클리닉 운영을 통해 2형 당뇨병 환자나 다른 원인으로 인한 당뇨 환자의 신장 기능의 감소율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한 연구가 있다"며 "이는 신장전문의가 신장 기능 저하에 대한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강조했다.해당 연구는 1형 당뇨병 43명, 2형 당뇨병 127명, 당뇨병과 만성 콩팥병을 가진 30명을 대상으로 당뇨병 신장 클리닉 전후 사구체여과율 변화를 살폈다. 분석 결과 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유사하게 유지됐지만 2형이나 추가 만성 콩팥병 병인이 있는 환자의 경우 그 저하 속도가 더뎌졌다.유 위원은 "올해 초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된 연구는 당뇨환자는 아니지만 지속적 신대체 요법(CRRT)을 시작한 급성신부전환자에서도 신장 전문의와의 협진이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지를 살폈다"며 "CRRT를 시작할 때 총 2153명의 환자(89.8%)가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의뢰됐고 이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 대비 사망률이 절반에 불과했다(HR 0.47)"고 강조했다.그는 "신장학적 상담을 받은 환자들을 상담 시기에 따라 초기와 말기로 구분한 결과 두 그룹 모두 생존율 위험도는 각각 0.45, 0.51로 절반으로 줄었다"며 "이는 신장 전문의의 개입이 환자 사망률 개선에 기여하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이어 "초기 신장 전문의의 개입이 급성 신장 손상 환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핀 2011년 연구에선 지연된 신장내과 전문의 상담이 중환자실에서의 높은 사망률 증가로 이어졌다"며 "급성신부전환자에서 신장 전문의로의 늦은 협진에 따른 예후 악화를 살핀 2016년 연구 역시 이미 잘 알려진 연구"라고 말했다.당뇨병콩팥병 환자에서 신기능이 45mL/min/1.73㎡ 미만으로 떨어져 신장내과에 의뢰된 경우 환자의 사망이 증가했다는 다른 연구 결과 역시 조기 협진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신장학회는 알부민뇨가 정상~경도 증가이더라도 사구체여과율이 59 미만부터 협진 의뢰 대상자로 봤다. 사구체여과율이 적극 개입 여부를 판단할 지표이기 때문에 환자의 예후를 위해서라면 너무 늦은 이후 보다는 신기능의 '이상 신호'가 감지되는 시점부터 협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실제로 주요 연구 결과들뿐 아니라 국제적인 표준 진료지침 위상을 가진 국제신장병가이드라인기구(KDIGO)와 미국당뇨병학회(ADA)도 신장 전문가가 필요한 전원 대상 환자군을 6개에서 11개로 대폭 늘려 협진 강화에 무게를 실어준 바 있다.유 위원은 "만성 콩팥병과 당뇨병 환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은 비단 국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이로 인해 환자들과 국가적인 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도 환자, 의료 전문가, 정책 결정자 등 주요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서 인식과 이해 부족으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그런 까닭에 주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KDIGO/ADA가 선제적으로 조기 발견과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며 "신장전문의의 개입은 신장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합병증을 최소화하며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예방과 치료 조치를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또한 신장전문의의 개입으로 다른 원인에 의한 신장질환을 배제하거나 새로운 치료 접근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며 "조기 발견과 치료는 매우 비용 효과적인 개입 전략이기 때문에 치료 비용의 절감과 신장독성 약물 사용의 감소 등 예후 개선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 절감의 효과까지 있다"고 환기시켰다.신장학회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투석센터의 신장전문의 유무에 따른 생존율 비교 연구 결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신장전문의가 있는 투석센터에서 유의미한 생존율 향상이 관찰되면서 당뇨병성 콩팥병 분야에서도 이와 유사한 연구가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신장학회가 발표한 사구체여과율 및 알부민뇨 수치에 따른 신장전문의 협진 시기표. 초기 경증 두 군을 제외하고 모두 협진 대상자로 설정했다. 이와 관련 유 위원은 "정성진 진료지침위원장과 함께 해당 연구 진행 진행에 대해 논의하고 진행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신장전문가와의 조기 협진이 신장 기능 저하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연구 추진을 예고했다.신장학회가 진료 지침 제정으로 화두를 던진 셈이지만 아직 현장의 변화는 체감하기 어려운 편. 협진이 늦어지는 주요 원인에는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의 인식도 포함되기 때문이다.유 위원은 "임상 현장에서 신장전문의에 대한 협진이 늦어지는 주요 원인에는 환자의 인식이 크게 작용한다"며 "당뇨병 콩팥병까지 진행된 경우 이미 당뇨 관련 다장기질환을 가지고 있어 여러 분과를 다니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그는 "이러한 경우에 추가적인 전문의 또는 다른 분과를 찾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특히 만성콩팥병이 말기콩팥병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환자는 증상이나 불편감이 없을 수 있어 신장내과 전문의 권유에 반응이 무딘 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만성콩팥병에는 전문가의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신장학회 홍보위원회에서 유튜브나 버스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홍보를 하고 있고 이를 접한 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나타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이어 "5월 지침 공개 이후 협진이 실제 증가했는지 여부는 병원 특성이나 진료과의 차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피부로 느낄만한 변화는 크지 않다"며 "다만 조기 협진의 유익성에 대한 증거가 축적되고 있고, 의사, 환자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3-09-07 05:30:00학술

투석전문의-생존율 연관성 첫 입증…사망률 13% 차이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투석 기관에서 전문의 유무가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혈액투석 전문의가 있을 경우 사망률은 약 13% 낮아졌고, 전문의 유무는 다양한 변수 조정에서도 사망률과 관련된 독립 인자로 작용했다.강남삼성병원 박혜인 신장내과 교수 등이 진행한 투석전문의 유무가 투석 환자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 코호트 연구 결과가 대한신장학회 저널 5월호에 게재됐다.복지부는 투석전문의 규정 등 인공신장실의 설치, 운영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혈액투석 전문의는 신장학 분야에서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고 1년 이상 투석 환자에 대한 임상경험을 쌓은 의사 혹은 신장분야 분과전문의와 내과·소아과 전문의 취득 후 혈액투석 분야를 1년 이상 수련한 의사로 제한된다.투석 전문가는 투석 환자에게 필수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제공하지만 정작 전문의가 실제 투석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자료사진혈액투석 환자의 사망률은 환자 개인의 특성뿐만 아니라 투석 기관의 투석 시간, 치료 순응도, 시설 등 환경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환자 대 의사의 비율과 같은 업무량과 신장 전문의에 대한 조기 의뢰가 임상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착안, 전국적인 투석 환자 코호트를 통해 투석 전문의 유무가 환자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2015년 10월부터 12월까지 투석 적정성 평가 자료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석 전문의 비율에 따라 총 3만 4408명의 환자를 투석 전문의가 전무한 진료군과 전문의가 50% 이상으로 구성된 진료군으로 구분하고 콕스 비례 위험 모델을 사용해 각 군의 사망률을 비교했다.성향 점수가 일치한 1만 8344명의 환자 중 투석 전문의 진료를 받은 군은 86.7%(n=13,758), 전문의 진료가 없는 군은 13.3%(n=4,586)였다.분석 결과 투석 전문의 치료군의 환자는 비 전문가 치료군에 비해 투석 기간이 짧았고 울혈성 심부전 이외의 합병증 질환 비율이 낮았다.전문의 치료군은 더 높은 혈장 헤모글로빈 수치(10.72±0.83 g/dL 대 10.61±0.88 g/dL)와 더 낮은 수축기 혈압(141.03±15.32 mmHg 대 143.05±15.76 mmHg), 이완기 혈압(76.75±9.59 mmHg 대 79.69±8.99 mmHg) 수치를 보였다.추적 관찰 기간 36.2±11.2개월 동안 총 7445건(21.6%)의 사망이 발생했다. 투석 전문의 치료군에 대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을 분석한 결과 신장이식을 받은 2006건(5.8%)의 조사망률은 1000인년당 71.7명이었고 성향점수 매칭 후 조사망률은 1000인년당 78.3명이었다.단변량 분석에서 투석 전문의가 없었던 그룹에서의 사망 위험은 약 13% 상승했고(HR 1.13), 연령과 성별을 조정해도 전문의 부재는 환자 사망에 대한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남았다(HR 1.13).인구통계학적 및 임상 매개변수를 조정한 후에도 투석 전문의의 부재는 모든 원인 사망률에 대한 유의한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HR 1.10).연구진은 "투석 전문 치료는 투석 환자의 전반적인 환자 생존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투석 전문가가 제공하는 적절한 치료는 투석 환자의 임상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이어 "투석 전문의는 투석 요법을 제공하는 핵심 전문가이므로 비 전문의보다 혈액투석 관련 합병증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다"며 "하위 그룹 분석에서도 전문의 치료가 심혈관 질환이나 다른 합병증이 없는 혈액투석 환자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2023-06-09 05:30:00학술

멀고 먼 파브리병 진료 지침…다학제 논의 난항 지속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희귀 유전성 대사질환인 파브리병의 진료 지침 제정에 나섰던 학회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신에 증상이 나타나 다학제적인 논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일부 학회의 주도로 의견 수렴 및 조율이 쉽지 않다는 것. 보통 1년이 소요되는 지침 제작 기간을 넘겼지만 여전히 완성 시점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29일 의학계에 따르면 파브리병 진료 지침 제정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파브리병은 리소좀 효소의 결핍에 따라 발생하는 선천성 대사장애 질환이다. 전신에 작용하기 때문에 흔히 보이는 이명이나 신경통, 각막 혼탁으로 시작해 피부과적 증상, 소화기계 증상, 신장, 심장에 걸쳐 여러 증상들이 비특이적으로 나타나 진단이 매우 어렵다.자료사진파브리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은 심혈관 질환으로 신장, 심장 계통에 기능 장애 발생이 빈번한다는 점에서 관련 학회들은 2020년부터 지침 마련에 나선 바 있다.특히 해외에서 경구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거나 유전자 검사를 통해 효소 결핍이 확인되면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선 주사제 및 합병증 진행 여부에 따라 보험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공신력 있는 학회의 지침 마련 여부에 기대감을 모은 것. 다만 완성 시점은 미지수다.학회 관계자는 "연구회에서 지침 제정 작업을 하고 있지만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고 들었다"며 "신장 학회 주도로 개발되고는 있지만 다학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참여한 위원들간 의견을 일치시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실제로 신장학회는 다양한 장기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신장 전문의 중심이 아닌 다학제적인 워킹 그룹을 통해 지침을 개발한다는 취지를 내세운 바 있다.보통 진료지침위원회나 연구회가 신설되면 이를 통해 1년 안팎으로 지침이 완성되는 경향을 볼 때 지침 완성까지 늦은 감이 있는 것.심장학회는 다학제 논의 대신 심장 중심으로 지침으로 선회하기로 했다. 관련 연구회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실제 지침 완성까지는 수 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심장학회 관계자는 "파브리병이 여러 과에 걸쳐있지만 희귀한 질환이기 때문에 각 진료과의 관심은 적다"며 "다학제적인 논의를 통해 지침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 심장 분야에 한정해 의견을 모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그는 "치료제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각 진료과 별로 보험 급여 가이드라인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진료과마다 생각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심장 쪽 지침부터 마련하는 게 우선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파브리병을 포함한 희귀질환 연구회를 구성하려고 한다"며 "이를 통해 희귀 심장 질환의 일환으로 파브리병을 포함해 여러 질환에 대해 지침을 만들겠지만 완성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022-11-30 05:30:00학술

신장학회 주장은 '진실'…투석 전문의 있어야 생존율↑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투석 전문의라는 게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하지만 투석 전문의가 진료를 했는가는 예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죠." -양철우 신장학회 이사장대한신장학회가 진행하고 있는 '투석 전문의 캠페인'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혈액 투석 시설에서 신장병 전문의(투석 전문의)의 치료가 환자의 생존에 유리한 영향을 미친다는 전국 코호트 분석 결과로, 이번 결과가 신장학회의 주장에 당위성을 부여할지 주목된다.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드래곤시티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개최되는 제42차 신장학회 국제학술대회(KSN2022)에서는 투석 전문의가 환자의 사망률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심혈관 질환과 감염과 같은 합병증으로 인해 혈액투석 환자의 사망률은 여전히 높은 게 현실이다. 환자의 사망률은 질병의 개별적 요인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 및 절차 관련 요인(투석량, 투석 시간, 치료 요법 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환자 및 시설 수준 특성 외에도 의사 1인이 감당하는 환자 비율(환자 부하)이 임상 결과에 영향을 미치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혈액투석실의 환자 부하는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신장내과 전문의 진료 및 비전문의 진료 시 환자 조사망률 비교 표. 비전문의 기관에서 사망률 상승이 확인된다.김도형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내과 교수 등이 혈액투석시설에서의 신장병 전문의 유무 여부가 환자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국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환자의 개별 상태 및 혈액투석시설 등 외부 요인에 따라 환자의 예후는 영향을 받는다는 선행 연구가 있지만 전반적인 사망률에 대한 조사는 없다는 점에 착안,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국내에서는 혈액투석실 운영을 위한 최소 인력에 대한 제한이 없어 학회 인증을 받은 신장내과 의사뿐 아니라 비 전공의들도 진료가 가능하다.연구진은 자격을 갖춘 의사의 신장내과 치료가 투석 환자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2015년에 수집된 투석 품질평가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인구통계 및 임상데이터를 수집했다.대상자 3만 5441명은 투석 외래환자로 주 2회 이상 투석 치료를 받은 18세 성인으로 평가 중에 입원했거나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환자는 제외했다.투석실 내 신장내과 의사의 비율에 따라 비전문의 진료(0%, n=4586), 신장 전문의 진료(50% 이상, n=1만 3758명)그룹으로 나눠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모든 원인 사망률을 비교했다.분석 결과 해당 기간동안 총 사망은 7445명이 발생했는데 조사망률(crude death rate)은 신장 전문의 진료기관에서 1000인년당 69.6, 비전문의 진료기관에서 85.8로 나타났다.생존율 추정에 자주 사용되는 카플란-마이어(Kaplan-Meier) 곡선으로 분석한 결과 생존 확률도 초기 1년까지는 비슷했지만 3~4년까지 진행되면서 격차는 점차 벌어졌다. 성향점수 매칭 이전 이후 결과는 비슷했다.나이와 성,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여부 등 다양한 변수들을 조정한 이후 위험비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사망 위험은 비전문의 진료기관에서 약 10~13%까지 상승했다.연구진은 "혈액투석실에서 신장병 전문의의 부재는 인구통계학적 및 임상적 매개변수를 조정한 후에도 모든 원인 사망률에 대한 독립적인 위험 요소였다"며 "또한 비전문의 치료군은 상대적으로 높은 혈장 Hb, 낮은 혈압, 저인산혈증 등의 특성을 보인 반면 전문의 치료는 심혈관 질환이나 다른 합병증이 없는 투석 환자에서 더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비전문의 진료 대비 환자의 사망률보다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는 곧 신장내과 진료와 환자의 예후 사이의 연관성을 시사하고 혈액투석실의 신장내과 전문의의 존재는 환자의 결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이와 관련 양철우 이사장은 "투석실은 투석 전문의가 해야 된다는 그런 단순한 명제를 대선 기간 당시 주장한 바 있다"며 "신장을 보는 의사로서 신장 전문의의 전문성이 인정받는 그러한 사회가 되는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는 "학회에서 말기 신부전 투석 환자들 등록사업 및 투석 전문의 제도(투석실 인증제도)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환자 보호를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법제화해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며 "암, 치매, 뇌졸중은 국가관리 질병으로 분류돼 있지만 연간 3조원에 환자만 10만명에 달하는 투석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이어 "고령화와 당뇨인구 증가 등 앞으로 매년 10%씩 투석 환자가 늘어날 현실을 감안하면 정부가 체계적으로 투석 진료 시스템 및 환자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투석 전문의 캠페인을 통해 하루에 6번씩 광고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투석 전문의 제도 자체를 모르거나 투석실 의사는 모두 전문의로 아는 등 인식 개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2022-05-28 05:30:00학술

투석실 25% 전문의 없어…신장학회, 투석전문의 캠페인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신장학회가 투석전문의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투석전문의를 알리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번 캠페인은 진료현장에서 투석전문의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학회는 진료실과 가운에 투석전문의 로고 스티커 및 배지 부착, "동네 투석전문의 찾아가기" 포스터 및 동영상 제작 그리고 공중파를 통한 투석전문의 홍보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캠페인을 주관한 황원민 이사(건양의대 신장내과)는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투석전문의 제도에 대해 모르는 환우분이 많고 실제로 본인이 다니는 투석실에는 당연히 투석전문의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고 캠페인 배경을 설명했다. 학회 이영기 투석이사(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은 "학회 내에 대국민 홍보 TFT를 구축해 투석전문의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체계적인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혈액투석실 투석전문의 실태를 보면 이미 선진국에서는 신장 전문의만이 혈액투석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혈액투석실 의료진 자격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혈액투석실에 투석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 비율은 평균 75%로 혈액투석실 4곳 중 1곳은 투석전문의가 없다. 의료기관별로 보면 병원과 요양병원의 투석전문 의료진 비율은 각각 52.3%와 39.7%로 평균치보다 현저히 낮다. 대한신장학회는 혈액투석의 안전성과 질 관리를 위해 1999년부터 투석전문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투석전문의 자격은 신장학 분야에서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고 투석 환자에 대한 임상경험을 쌓은 의사에게 부여하며 일정 교육을 수료해야 갱신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400여 명의 투석전문의가 혈액투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2021-08-30 11:42:57학술
인터뷰

"40년만에 나온 투석치료 지침…과학화 첫 단추 의미"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임상 연구 논문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최근 대한신장학회가 '적절한 혈액투석 치료 근거기반 진료지침'을 발간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지침 작성에 착수한지 1년만에 빛을 본 것. 매년 다양한 학회들이 진료지침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발간 사업은 '일상다반사'지만 신장학회에겐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처음으로 내놓은 공식 지침이기 때문. 40년의 학회 연혁에 빗대보면 학회명이 붙은 지침서로는 다소 늦은 편이다. 작년 학회가 표준진료지침위원회를 신설하고 최우선 사업 목표로 '근거기반 진료지침' 작성을 목표로 내건 것도 학회 명성에 걸맞는 공익 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최신 표준 진료 지침과 최신 의학적 근거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서 더 나아가 과학적인 지침 작성 방법론을 적용, 양과 질 모든 면에서 표준을 삼겠다는 목표에 어느 정도 근접했다는 평. 오국환 신장학회 진료지침위원장(서울의대)을 만나 공식 지침서 마련 경위 및 발간까지의 과정,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발간한 진료지침 내용은? 간단히 말해 한국형 혈액투석 치료 지침이다. 작년 5월 진료지침위원회를 신설하고 1년간의 준비 끝에 발간하게 됐다. 13명의 위원들이 함께 했다. 혈액투석 시 치료에 대한 핵심 질문 14개를 선별하고 각각의 질문에 대해 국제적인 최신 표준 진료 지침과 최신 의학적 근거들을 체계적 문헌 고찰을 통해 정리했다. 수 백 편에 달하는 논문을 리뷰하고 그중 질적 수준이 높은 연구를 추리는 과정, 그리고 주요 근거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총 18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오국환 신장학회 진료지침위원장 ▲학회 연혁에 비춰보면 공식 지침 발간이 다소 늦었다. 복막염 투석, 만성신장병 골대사에 대한 진료 지침 등 그간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가이드라인이 있었다.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관련 대가들이 책임지고 집필했고 공신력을 갖춰 공식 지침 필요성에 대해 다소 소홀했던 부분이 있었다. 비공식 지침이 전문가 의견들의 종합판인 것은 맞지만 학술적 지식이 대량화, 다변화되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반영할 틀이 필요했다. 과학적인 방법론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근거들을 축적하는 과정, 이에 대한 필요성이 공식 지침서 발간 작업으로 이어졌다. 이번 지침은 향후 다양하게 작성될 다른 지침들의 이정표가 되기 때문에 지침 작성의 엄정한 과학적 방법론의 기틀을 확립하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고른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의 혈액투석 전문가들과 개발 방법론 전문가, 통계 전문가까지 모시고 워킹 그룹을 결성했다. 지침위원회라고 해도 특별하진 않다. 임상의로서 스페셜리스트라고 해서 지침 작성에도 전문가인 것은 아니다. 이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최미영 박사를 모시고 과학적 지침 개발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 및 도움을 얻었다. 처음 해보는 분야이기 때문에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노하우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임상 연구 논문을 쓰는 것보다 더 힘든 과정이라 느꼈다. 양철우 이사장을 비롯한 다양한 임원분들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지 않았다면 지침서 발간은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한국형 지침이라면, 해외의 가이드라인과 다른 부분은? 보통 진료 지침은 근거 등급과 권고 등급 두 부분으로 나뉜다. 근거가 확실하면 학회의 진료 권고 등급도 같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엄밀히 두 분야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명확한 근거가 있어도 각 나라 보험 체계에 맞춰 다른 권고가 나올 수 있다. 지침을 만드는 것이 곧 다양한 근거들을 자국의 보험, 문화 상황에 맞게 현지화하는 작업이다. 쉽게 말해 근거가 있고 확실해도 한국에서 보험 적용이 안된다면 강하게 권고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번 지침엔 NKF-KDOQI, EBPG, KHA-CARI, NICE 등 국제적인 최신 표준진료지침을 수용개작하고, 2019년 이후 나온 새로운 연구들을 체계적 문헌연구를 통해 추가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발했다. 신장학회의 혈액투석 치료 지침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환경에 맞도록 사회, 문화, 보험 환경을 반영하는 작업을 거쳤다. 예를 들면 고유량 혈액 투석 방식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거의 90% 보험이 인정되기 때문에 권고 수준이 높아진다. 실제로 저유량 투석에 비해 생존률이 좋다는 연구들이 있는데 반면 외국에선 고유량 투석 방식에 보험이 적용이 안 돼 권고 수준이 낮은 편이다. ▲표준진료 지침 발간으로 기대되는 치료 변화 양상은?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건 여러 의미가 있다. 외국 지침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정, 안내하는 정보적 측면의 의미가 있고, 임상 현장에서 정작 필요한데 보험 적용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 근거를 마련한다는 의미도 있다. 학회가 어떤 치료를 권고하고 있고,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향후 정책 입안자와 보험 적용 여부에 대해 만나서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실제로 다양한 학회들이 이런 근거 마련 작업을 위해 지침서 발간으로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신장학회의 경우 현 보험 시스템의 인정 영역을 100%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첫 가이드라인 작성이라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보험 적용 범위 내에서 지침을 작성하려고 노력했다. 보험이 안 되는 부분을 권고하면 임상의들은 난감해 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보험의 테두리를 인식하며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침서 발간으로 그간의 치료 경향이 확 바뀌거나 하는 급진적 변화를 예상하지는 않는다. 다만 최신 연구를 반영하고 근거들을 제시했기 때문에 임상의들이 적정 치료 방법을 선택하거나, 적정 치료를 하는지 판단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 ▲혈액 투석 분야로 첫발을 뗐다. 향후 계획은? 처음부터 신장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진료지침을 다 만들 수 없다. 혈액투석으로 시작한 것은 연간 환자 10만명에 건보재정이 2조 5천억원이 들어가는 가장 시급한 분야였기 때문이다. 신장학회에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있고 학회 내 연구회도 있다. 각자의 스페셜 진료 파트,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분과처럼 연구회를 만들었다. 각 10개의 세부 연구 분야가 있는데 벌써 전해질-고혈압 연구회에서 저나트륨혈증 치료 가이드라인을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해서 해당 연구회 전문가들과 진료지침위원회가 새 워킹 그룹을 만들었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연구회 분들이 가지고 있지만 지침 개발 노하우는 진료지침위원회가 갖고 있다. 지침 개발 방법론은 최미영 박사가 함께한다. 서로 모이면 굉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아마 저나트륨혈증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두 번째 공식 지침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외에도 파브리병 연구회에서 유전질환인 파브리병에 대한 지침서 개발에 착수했다. 진단이 쉽지 않고 다양한 장기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신장 전문의부터 다학제적인 워킹 그룹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순차적으로 향후 다양한 진료 지침이 학회의 추인을 얻어 공식 발간될 예정이다. 앞서 과학적 기틀이 마련된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판단한다. 다양한 학회의 공식 지침서 발간을 기대해도 좋다.
2021-08-30 05:45:55학술

"말기 환자 연명 의료 개념의 혈액투석 치료 중단해야"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신장 전문의 대다수가 말기 환자에 대한 연명 의료 개념의 투석 치료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9명은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한 경우 투석 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하는 것에 찬성한 것. 이에 따라 신장학회 등은 진료 지침을 개정해 이를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한신장학회는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석 치료 유보 및 중단에 대해 신장내과 전문의 36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1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신장 전문의들중 상당수가 연명 의료 개념의 투석 치료 중단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설문 결과 신장내과 전문의 10명 중 9명은(90%) 연명의료결정법을 인지하고 있었다. 또한 혈액 투석 또한 연명의료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전문의도 82.9%나 됐다. 전문의들은 혈액 투석이 연명의료에 해당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75.6%가 이에 찬성한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 특히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말기 또는 임종기 환자의 경우 투석을 유보하거나 중단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유보: 87.3%, 중단: 86.2%). 상당수 전문의들이 연명의료로서의 혈액투석을 유보나 중단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은 향후 혈액투석과 관련된 연명의료 결정에 있어 중요한 방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연명의료 중단 고려 시 투석치료를 중단하거나 유보하는 조건으로는 혈액투석을 견디기 어려운 상태를 꼽은 전문의가 8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심각한 신체 기능 저하가 74.8%로 뒤를 이었으며 환자의 적극적인 투석 거부(47.2%), 고령(28.7%), 심각한 치매(27.1%) 및 동반된 전신 질환(16.5%)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말기 신부전 환자가 말기 혹은 임종기가 되었을 때 호스피스 ·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대해서는 58.3%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이에 대한 조건으로는 충분한 시설 확보와 진료지침의 개발 및 충분한 진료 시간을 꼽은 전문의들이 많았다. 이 연구를 주도한 홍유아 교수(가톨릭의대)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말기 또는 임종기 환자에서 투석치료의 유보 또는 중단에 대한 신장내과 전문의들의 의견이 처음으로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진료지침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신장학회 노인신장병연구회 신성준(동국의대) 회장은 "혈액투석 환자를 포함한 말기신부전 환자가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말기 또는 임종기가 되었을 때 호스피스 ·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는데 필요한 제도적 준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21-02-15 15:08:57학술

용혈요독증후군 집단발병에 대해

메디칼타임즈=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이 장기화되어 힘든 상황인데 최근 용혈요독증후군으로 투석을 받는 어린이들까지 생겼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많은 국민들이 한숨짓고 있다. 아픈 환자와 부모의 어려움과 걱정은 물론이려니와 이 일로 경황이 없을 보건 당국자들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알려진 대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에 의한 용혈요독증후군은 적절히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는 위중한 질환이다. 그러나 최근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소아도 투석 등 신대체요법(신장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치료)이 가능해 위험한 급성기를 넘기면 대부분의 환자는 회복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소아 신대체요법을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아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소아 신부전의 희소성과 턱없이 낮은 소아 투석 수가에 기인하는 문제로 앞으로 우리가 꼭 풀어야 할 숙제다. 또 하나 강조할 점은 투석을 할 정도로 심하게 급성 신손상을 받은 어린이는 초기에 회복하더라도 일부가 다시 나빠져 만성 콩팥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급성 신손상을 심하게 앓은 어린이는 회복되더라도 반드시 수년 이상 장기적으로 소아신장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아울러 10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날 음식을 먹이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특히 생선회와 육회 종류는 피하는 것이 좋고 구워 먹을 때에도 다진 고기는 속까지 완전히 잘 익었는지 확인하고 먹는 것이 좋다. 과거에 완전히 익히지 않은 햄버거를 먹고 용혈요독증후군 집단 발생이 유명해졌지만 꼭 햄버거만 이 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오염된 칼과 도마로 조리한 야채나 과일도 위험할 수 있어 주방 기구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어린이에게 끓이지 않거나 정수되지 않은 물, 약수 등의 오염 가능성 있는 식수는 피해야 한다. 10세 미만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모든 식구가 함께 조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 가정에서는 가장 어린아이를 기준으로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단체 급식에서도 10세 미만 어린이 급식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 문화는 나라마다 다르다. 앞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우리나라 어린이에 맞는 더 자세한 지침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
2020-06-29 11:44:27학술

"먹는 파브리병 치료제, 독일에선 환자들이 먼저 찾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7월 세계 최초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 갈라폴드(성분명 미갈라스타트)가 국내 출시되면서 주사제만 있던 파브리병 시장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겼다. 갈라폴드는 순응변이(Amenable Mutation)를 가진 16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파브리병 확진 환자에 사용된다. 먹는 형태의 치료제라는 장점을 통해 기존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방문해 주사제를 맞아야 했던 환자들의 불편함을 크게 개선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 특히 전세계적으로 24개국에서 800명 이상의 환자가 갈라폴드로 치료를 받을 정도로 주사제에서 경구제로의 처방 패턴 변화도 임상 현장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크리스토프 바너 교수와 국내 파브리병의 권위자로 꼽히는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그루 교수를 만나 갈라폴드 출시 전후의 치료 동향 변화와 해당 품목의 효용성 등에 대해 물었다. 왼쪽부터 홍그루 교수, 크리스토프 바너 교수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 드린다. [Christoph Wanner] 현재 독일 뷔르츠 부르크 대학 병원의 신장내과 전문의이자 파브리 통합 치료 센터(FAZIT)의 총책임자로, 20년 전 파브리 클리닉을 설립한 후 독일 전역에서 파브리병 환자 320명을 진단 및 치료하고 있다. [홍그루 교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전문의이다. 희귀질환인 파브리병은 다소 생소하다. 어떤 질환이며 대표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Christoph Wanner] 파브리병은 '신장, 심장, 뇌'를 중심으로 해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부분 손과 발의 통증을 동반하며, 초기 파브리병의 경우 설사 등과 같은 위장관계 문제들과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들로 발현되고, 후기로 진행될수록 장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장기에 미치는 주요한 영향으로는 신장의 경우 알부민뇨와 신장 기능 저하, 심장은 심근경색, 돌연사, 심부전, 뇌에는 뇌졸중 등이 있다.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Christoph Wanner] 파브리병은 우리 몸에서 '알파-갈락토시다제'라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효소 활성이 저하되거나 효소가 결핍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알파-갈락토시다제가 분해해야 하는 당지질이 분해되지 못하고 모든 장기와 조직 내에 쌓이기 때문에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홍그루 교수] 쉽게 말해 우리 몸의 당지질을 분해하는 '알파-갈락토시다제'라는 효소 자체가 부족해 세포를 구성하는 필수물질인 '라이소좀'에 당지질이 쌓여 발생하는 것이다. 전형적 파브리병과 같이 신체 전반에 당지질이 쌓이는 경우가 있고, 심장, 신장, 뇌 등의 부위에 선택적으로 쌓이는 경우도 있어 증상에 다양한 차이를 보인다. [Christoph Wanner] '파브리병'이라는 표현에 대해 잠시 언급하자면, '병'이라는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결국엔 당지질적인 대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니 '대사성 이상'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홍그루 교수] 전적으로 바너 교수의 의견에 공감하는 바이다. 병이라는 표현 보다는 파브리 대사성 이상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떨어졌다면 '신부전증', 심장에 이상이 생긴다면 '심근경증' 과 같이 상태를 나타내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한다. 심장과 신장 모두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 각 부위별 진단 방법은? [Christoph Wanner] 파브리병의 진단은 하나의 진단 패키지를 통해 이뤄진다. 환자가 심장 관련 증상으로 전문의를 찾아왔더라도 항상 소변검사를 해야 하며, 신체 전체의 스펙트럼을 관찰해야 한다. 본인과 같은 신장 전문의도 심장 초음파 이미지를 봐야 하고, 신장 전문의인 홍그루 교수님에게는 크레아티닌, 사구체 여과율 등 신장 기능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이처럼 파브리병의 진단은 하나의 패키지로 진행되며, 신장 전문의나 심장 전문의뿐 아니라 내과 전문의 등 파브리병을 진단하기 위한 하나의 팀이 필요하다. [홍그루 교수] 진단 방법은 동일하다. 알파-갈락토시다제라는 효소 수치를 확인하고 유전자 변이를 검사한다. 파브리병으로 최종 진단을 내리기까지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심장이 답답하고 숨이 차서 왔다고 하더라도 심장만 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신장, 뇌, 피부 등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팀을 이뤄 환자를 진단하고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이 독일에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졌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환자 진단율이나 유병률은 어떠한가? [홍그루 교수] 파브리병 유병률은 남성에서 4만 명 당 한 명, 전체 인구에서 11만 7천 명 당 한 명 정도의 수치로 발병하며, 국내에서는 약 150명 정도의 환자가 진단을 받은 상태이고 추정 환자 수는 400명 정도로 예상한다. 아직 진단받지 못한 환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크고, 증상이 발현됐지만 질환에 대한 의심을 하지 못해서 고통받고 있는 환자도 상당하다. 국내의 경우 진단율이 상당히 낮은 편인데, 이는 진단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이다. 독일과 일본을 비교해봐도, 진단 시스템의 체계화가 이뤄져 많은 진단이 내려지는 독일에 비해 일본은 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천명 정도만 진단을 받았다. 이러한 차이는 인종적인 요인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진단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Christoph Wanner] 독일의 경우 전체 인구 8천만 명 중에서 1천 2백 명 정도가 진단을 받은 상태이고, 2천 명 이상의 환자 수가 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또한, 파브리병 환자 중에서도 전형적인 파브리병, 비전형적인 파브리병, 유전자다형현상을 띄는 파브리병 환자들이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앞으로 파브리병의 분류 체계도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흔히 희귀질환이라 하면 불치병을 떠올리기 쉽다. [홍그루 교수] 파브리병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당뇨병에 비유를 들자면, 당뇨병이 신체 내 대사를 조절하는 인슐린의 결핍으로 인해 당이 축적돼 발생하며 인슐린 투여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 것처럼, 파브리병 역시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의 결핍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한다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또한 다른 유전적 희귀 질환과 다르게 지속적인 조절과 합병증 발생 예방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며, 이러한 인식으로 변화를 이끄는 것이 본 인터뷰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진단이 늦어질수록 완치율이나 치료 결과가 영향을 받나? [홍그루 교수] 가족 스크리닝 등을 통해 조기 진단을 받고 심장이나 신장에 이상이 없는 경미한 상태에서 치료가 진행된다면 치료 예후가 좋고 합병증 예방이 용이하지만, 파브리병이 많이 진행돼 심장에 당지질이 많이 쌓이게 된다면 치료로 완전히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어렵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더는 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다. [Christoph Wanner] 신장의 사구체에는 백만여 개의 필터가 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경화되고 섬유화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만약 40세 정도의 환자가 자신의 여과 필터의 절반 정도의 기능을 소실한 상태라고 하면, 새로운 사구체 필터를 만들어 줄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한 치료적 조치가 제한적이다. 파브리병 치료에 있어 신장내과적 접근은 환자의 몸에서 알부민뇨로 빠져나가는 알부민 소실을 최소화하고, 사구체 필터의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워 관리하는 것이다. 치료가 늦을수록 목표 달성이 어렵고, 사실상 섬유화까지 진행된 상태는 가역적으로 되돌리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에 문제가 더 크다. 치료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각 치료법의 특징과 적합한 환자는? [홍그루 교수] 국내에서는 20여 년간 부족한 효소를 정맥을 통해 주기적으로 주사하는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reatment, ERT) 이 진행 돼 왔다. 효소대체요법은 2주에 한 번 정맥으로 효소를 직접 공급해 내부에서 신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치료법이다. 최근 새로운 치료 옵션이 국내에 출시됐다. 지금까지 주사제만 있었다면 먹는 형태의 파브리병 치료제이다. 순응변이를 가진 파브리병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 쉽게 당뇨병 치료제를 생각하면 된다. 체내에 직접 인슐린을 주입하는 것 외에도 인슐린이 잘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와 비슷하다.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는 결핍된 효소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에서 결핍된 알파-갈락토시다제 A 효소와 결합해 효소의 활성화를 복원시키고 축적된 당지질을 분해한다. 2주에 한 번 내원해 수시간 동안 주사를 맞는다는 것은 환자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경구용 치료제는 환자 편의성을 높여 파브리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현재 파브리병의 치료 가이드라인이 확립돼 있는가? [Christoph Wanner]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립된 파브리병 치료 가이드라인이 있다. [홍그루 교수]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이를 국내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가이드라인 적용을 위해서는 보험 급여와 같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며, 워낙 고가의 치료제이기 때문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하지만, 독일, 호주 등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파브리병으로 인해 심장, 신장, 간과 같은 표적 장기에 확연히 문제가 있는 환자들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증상이 미미한 경우에는 환자의 병이 진행될 것임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갈라폴드도 1차가 아닌 2차 약제로 보험급여가 돼 있다. 환자마다 효소 활성도나 장기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치료법이 다양해야하고 초기부터 치료해 합병증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최근 국가 차원에서 해당 환자에게 약제 혜택을 확대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독일에서도 경구제가 1차 약제 또는 2차 약제로 쓰이고 있는가? [Christoph Wanner] 독일의 경우 1차 또는 2차 약제의 별도 구분이 없으며, 순응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바로 갈라폴드를 쓸 수 있다. 독일의 경우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전환하는 비율은? [Christoph Wanner] 독일에서 갈라폴드가 출시된지 3년 정도 됐다. 이제는 환자들이 경구용 치료제를 처방 받을 수 있는 지 물어본다. 주사에 대한 부담으로 본인이 기회가 된다면 경구용 치료제로 바꾸고 싶어한다. 특히, 아이들은 주사에 대한 공포가 있고 학교에 가야하기 때문에 2주마다 병원에 와서 주사를 맞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기존 환자 중 순응변이가 있는 환자들은 대다수 경구용 치료제로 전환됐다. 새로운 환자 또한 순응 변이를 가지고 있으면 대부분 경구용 치료제인 갈라폴드로 치료를 시작한다. 경구용 치료제가 편의성 측면 외에도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어떠한 이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홍그루 교수]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경구용 치료제의 효과에 대해 확인됐다. 환자 스스로 복용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또, 핵심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합병증 예방 효과 측면이다. 당뇨병 치료제가 혈당 조절이 잘되고, 고혈압 치료제가 혈압 조절이 용이한 것만으로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 예방 효과가 입증돼야 좋은 치료제인 것처럼, 파브리병 치료제 역시 합병증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파브리병의 경우 환자 수가 적어서 효과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현재로서는 입증된 연구가 적어 20년동안 써온 약들과 비교해서 무엇이 더 좋다고 제안하기는 어렵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Christoph Wanner] 2주 간격으로 부족한 효소를 정맥주사로 공급하는 것의 단점 중 하나가 상당히 간헐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이다. 약제의 반감기 때문이다. 주사제 치료는 환자마다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에 차이가 있는데, 실제 환자 중 10일이 지나면 '힘이 딸린다'는 경우가 있었다. 주사제 투여에는 2주라는 정해진 주기가 있기 때문에 4일을 기다려야 한다. 반면 경구용 치료제는 2일에 한번 복용하기 때문에 동일한 효과가 지속적이고 휴대와 복용이 간편하다. [홍그루 교수] 주사제의 문제점은 지속 기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환자마다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다른데 2주 간격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고, 이 부분에서는 경구용 치료제가 확실히 유리한 면이 있다. 현재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반감기를 늘린 주사제가 개발되고 있다. 국내 파브리병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홍그루 교수] 현재 국내 심장내과, 신장내과, 소아청소년과, 유전학과, 신경과 등 전문의가 팀을 이뤄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파브리병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학회 차원에서 진행한 캠페인이 있는가? [Christoph Wanner] 신장내과, 심장내과, 안과, 신경계학회에서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해당 과가 파브리병 진단을 해낼 수 있는 과였기에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심장내과는 심근병증이 있는지 스크리닝하고 안과는 와상각막을, 신경과는 조기에 뇌졸중이 생기는 경우들, 신장내과의 경우 알부민뇨를 체크하면 진단이 가능하므로 다른 과에 비해 진단이 용이하다. 알부민뇨의 경우 원인을 찾아내려 하다 보면 파브리병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류마티스내과, 피부과, 호흡기내과 등에서도 환자들에 대한 선별검사를 진행했지만, 진단에 어려움이 있어 캠페인의 효과가 미미했다. 국내·외 파브리병 치료 환경의 개선을 위해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Christoph Wanner] 파브리병은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추적과 관찰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을 위한 한가지 조언을 덧붙이자면, 진료과 구분 없이 파브리병에 관심을 가진 전문의가 레퍼런스 센터를 설립할 것을 제언하고 싶다. 이미 아산병원에 레퍼런스 센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와 같은 센터가 3-4개 정도 세워진다면 국내 파브리병 치료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홍그루 교수] 파브리병 치료는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파브리병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면서 스크리닝을 받으러 오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실제로 진단율도 많이 높아지고 있다. 본 인터뷰와 같은 기회를 통해 파브리병에 대한 인식 변화를 도모해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파브리병에 관해 관심을 가진 전문의들이 전공을 구분하지 말고 하나의 팀으로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9-09-06 06:00:55병·의원

박스터, 테라노바 이용 HDx 혈액 투석 연구결과 발표

메디칼타임즈=정희석 기자 신장질환 치료분야 기업 박스터가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신장학회(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ASN) 연례 학술대회에서 새로운 신장질환 치료기술이 환자의 치료와 임상적 효율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관련해 박스터 테라노바를 이용한 혈액투석 HDx(Expanded HD)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HDx 치료법과 관련된 초록이 13건이나 발표돼 학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 치료법을 평가한 글로벌 연구는 주요 환자 측정 기준인 안정적인 알부민 수치, 중분자 및 큰 중분자 요독 물질의 유의한 감소, 건강 관련 삶의 질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를 보여주는 새로운 데이터가 포함됐다.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 투석 치료법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서 염증이나 심혈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중분자 요독 물질을 비롯해 기존 혈액투석 여과기 대비 더욱 폭넓은 범위의 물질을 혈액에서 여과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미국신장학회에서 2건의 HDx 초록을 발표한 뉴질랜드 호크 베이 의료위원회 의학이사 콜린 허치슨(Colin Hutchison) 박사는 “투석 환자를 위해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과 치료법의 잠재력을 충분히 이해하고 우수한 임상 관리와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HDx 혈액 투석 치료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있는 연구가 신장 전문의들이 환자들을 위해 어떻게 치료를 개선시켜 나갈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스터에 따르면, HDx는 더욱 효과적인 중분자 및 큰 중분자 요독 물질 제거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혈액 투석막. 하지만 기존 투석막보다 더 크고 균일한 구멍을 가지고 있지만 일부 알부민 누출을 허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에서 테라노바 투석막을 이용한 HDx 혈액 투석 치료 시 안정적인 알부민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치슨 박사가 발표한 첫 번째 연구에서는 6개월 동안 HDx 치료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1차 결과에서 연구 시작 시점부터 6개월 기간까지 알부민 수치는 2.9% 감소해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어떠한 환자에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지속적인 알부민 수치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다. 알부민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단백질 중 하나로 혈청 알부민 수치가 낮아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 2차 결과에서는 기능 및 영양 평가도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87명의 만성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단일군·다기관 기기 연구로 진행됐다. 6개월 동안 HDx 혈액투석 치료를 받은 전 세계 6개국 56명의 만성환자의 알부민 수치를 평가한 두 번째 연구에서도 HDx 치료법이 투석 이전 혈청 알부민 농도에 유의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모집단의 50%가 에리스로포이에틴 용량을 감량했지만 염증 표지와 헤모글로빈 수치는 안정적으로 유지했다는 점이다. 에리스로포이에틴은 대부분의 투석 환자가 빈혈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제제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HDx의 중분자 요독 물질 제거 효과에 대한 연구도 발표됐다. HDx는 고유량 혈액투석(High Flux HD)으로 치료 받은 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고유량 혈액투석 대비 베타-2 마이크로글로불린 보다 더 큰 중분자 요독 물질인 미오글로빈 감소율에서 더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연구에서는 유리경쇄(FLC-K and FLC-λ) 제거율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한편, HDx 치료법을 통한 환자의 삶의 질 개선 관련 연구결과, 투석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 syndrome) 진단이 약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6개월 기간 동안 66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콜롬비아에 위치한 12곳의 박스터 클리닉에서 실시됐다.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또 다른 6개월 기간 연구에서는 HDx 치료법이 투석 이전의 중분자와 염증 표지 C-반응 단백질 수치를 감소시키고 치료 3개월 후부터 효과가 명확하게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2018-11-02 08:19:29의료기기·AI

20년 숙원 투석 급여고시 개선…신장 전문의들 화색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신장 투석기관들의 20년간 숙원사업인 혈액투석 급여 고시가 개정되면서 신장 전문의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다. 과거 환자가 투석으로 내원하면 감기약을 처방해도 청구할 수 없었던 기준이 개정되면서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는 것. 김성남 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투석협회 부회장)는 1일 "이전 고시는 혈액 투석을 받는 환자가 투석 당일 감기나 심장병 등 다른 증상이 있어도 처방을 하지 못했다"며 "투석 당일날에는 다른 진료과목 전문의나 다른 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만 청구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환자들은 같은 내과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투석을 받은 뒤 다른 의원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결국 건강보험 적용 환자에 비해 불편이 많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에 대한 고시가 개정되면서 이제는 투석 당일 같은 내과에서 감기약을 받더라도 청구가 가능하도록 조치됐다. 실제로 앞서 보건복지부는 의료급여 수가의 기준 및 일반 기준에 대한 행정 예고를 통해 청구 기준을 '과거 동일한 날 다른 상병으로 다른 진료 과목의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경우'에서 '동일한 날 만성신부전 관련 합병증이 아닌 다른 상병으로 진료를 받는 경우'로 변경했다. 급여 환자라 하더라도 투석과 관련한 진료가 아니라면 한 의원에서 감기약이나 혈압약 등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이사는 "신장학회와 투석협회는 수십년간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정액수가 고시의 비현실성을 지적해 왔다"며 "20년간 국회의원을 통한 세미나와 행정기관, 환자단체와 수없는 논의를 해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특히 혈액투석 의료급여 정액 수가 고시의 문제는 수가 수준 조정은 물론 17년간 기술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늘 장애가 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의료급여 환자들은 늘 차별 진료로 고통받아 왔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고시 개정으로 그나마 이러한 불합리한 기준들이 일정 부분은 해결이 됐다는 평가다. 김성남 이사는 "이번 고시 개정은 소외계층의 평등한 건강권 확보를 위한 매우 현실적인 해결책"이라며 "17년간 진료 차별을 감내해야 했던 의료급여 수급권자를 대신해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복지부가 17년간 고민해 왔던 사안을 사회적 배려의 의미에서 스스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그 노력을 충분히 인정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혈액 투석 정액수가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김 이사의 주장이다. 사회적 배려를 위해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지원을 확대했듯 의료의 질 관리를 위해 이에 대한 수가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 김 이사는 "그럼에도 혈액투석 환자에게 투석 진료와 함께 당일 시행한 모든 검사와 약물에 대해 고정 수가를 적용하고 있는 정액수가는 17년간 단 1차례의 조정만 있었다"며 "이로 인해 고정된 수가만큼으로 의약품 선택이 제한되며 진료의 수준을 떨어뜨렸던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고정된 수가와는 무관하게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들은 점점 더 경영 상태가 악화되는 결과를 맞고 있다"며 "이번 고시 개정을 시작으로 이에 대한 개선도 시급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2018-08-01 10:58:39병·의원
  • 1
  • 2
기간별 검색 부터 까지
섹션별 검색
기자 검색
선택 초기화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